글-隨筆 · 斷想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

석전碩田,제임스 2013. 3. 20. 22:56

평생 휴대폰은 사용하지 않을 것 같았던 제가 휴대폰을 가진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이맘 때, 군 제대 후 스마트 폰으로 개비한 큰 아들 폰을 물려 받아(?) 1만원짜리 효도폰을 내 이름으로 정식 개통을 했는데, 가입 의무 년한인 1년이 벌써 되었습니다. 한 해 동안 문명의 이기의 편리함을 톡톡히 맛보면서 이제는 휴대폰 없이 생활한다는 건 상상도 못할 정도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요즘은 홈쇼핑 스마트 폰 광고 방송만 보면 자신도 모르게 한참을 눈여겨 보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마음이 동한다는 얘기지요.  절약해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고 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한 달 평균 약 3만원 정도의 휴대폰 사용 요금이 부과되었는데, 이 정도의 가격에 최신식 스마트 폰을 사용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열심히 광고 내용을 분석하곤 한답니다. 그러던 중, 며칠 전 어느 홈 쇼핑 채널의 <삼성 갤럭시 노트> 스마트 폰 광고 내용을 한참을 보면서 상담신청을 위해서 전화기를 몇 번이나 만지작 만지작 거렸습니다. <24개월 의무 가입, 3.5요금제, 같은 통신사끼리는 무제한 무료통화, 기기값 추가부담 없음, 월 500MB데이터 무료, 가입비 면제, 유심료 면제....등> 획기적인 조건, 사상 초유의 가격 혁명이라고 열변을 토해내는 쇼 호스트들의 설득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직은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내게는 <과분한 문명의 혜택>이라고 자위하면서 포기하고 말았지만 말입니다.

 

아마도 이런 관심이라면 머지 않아 저도 스마트 폰을 구입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얼리 어뎁터는 아니지만, 사실 따지고 보면 저는 문명의 새로운 이기(利器)들을 활용하는데에 그리 늦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제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XT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때가 80년대 초,중반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당시 저는 대학원 과정에서 공부하고 있을 때였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직접 펜으로 쓴 과제물을 제출할 때 좀 잘 나가는 학생들은 리포터를 타자기로 쳐서 제출하면서 어깨를 으쓱대던 그런 시절이었지요. 이런 시절에 이 모든 상황을 일시에 반전시키는 현상이 바로 XT 컴퓨터에서 <팔판티어>나, <아래 한글> 등과 같은 워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작성한 과제물을 제출하는 것이었지요. 당시에는 모든 학생들이 환호를 지를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답니다.  책 한 권 더 읽는 것보다, 컴퓨터 한 대를 장만하는 것이야 말로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였다고나 할까요. 아마도 이런 현상은, 지금 학생들이 앞다퉈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 S 씨리즈를 구입하려는 현상과 비견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기억으로 당시 XT 컴퓨터 한 대 값이 100만원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 가격을 기억하는 이유는, 제가 결혼할 당시 아내가 갖고 온 돈이 통장에 80만원 가량 입금되어 있었는데, 온갖 말로 설득해서 80만원짜리 XT 컴퓨터를 구입하면서 모두 다 써 버린 아픈(?) 기억이 나기 때문입니다.^&^

 

워드 프로세서를 다른 사람보다 훨씬 원활하게 다룰 줄 아는 이유도 아마도 이 때 누구보다도 먼저 제 개인 컴퓨터를 장만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용 컴퓨터가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PC통신도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빨리 접할 수 있었던 것, 그리고 그 이후 AT 컴퓨터(486), 펜티엄 컴퓨터로 이어지는 컴퓨터의 급격한 진화를 소외감 없이 자연스럽게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적극적으로 문명의 이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휴대폰이 대중에게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즉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쯤, 이미 아무도 사용하지 않던 PDA를 구입해서 PC와 동기화를 시켜놓고 일정 관리와 주소록 관리, 그리고 네비게이션 등으로 활용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도 유독 휴대폰 기능만은 쏙 빼 놓고 사용했지요.

 

이랬던 제가 이제는 적극적으로 스마트 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언제쯤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느 날 스마트 폰을 손에 들고 다니는 저의 모습을 보게 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