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먹어도 개와는 안 먹는다

봉사

석전碩田,제임스 2008. 8. 5. 14:47

오늘날처럼 봉사가 요구되는 때도 없을 텐데 불행히도 봉사라는 말이 왜곡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 사전에 봉사에 대한 정의가 몇 가지 나와 있는데 이들을 종합해서 한 마디로 표현하면 남을 위해 헌신적으로 하는 일이다. , 아무것도 자신의 유익을 바라지 않고 오직 남을 위해서만 애써 일하는 것이 참된 봉사인 것이다.  

 

그러니까 참된 봉사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희생이 따르게 마련이다. 어떤 형태로든 보상을 받으면 이미 봉사가 아니다.  

 

몇 년 전부터 교육관계부처에서 학생들의 봉사 활동을 점수화해서 학생들의 봉사심을 키우겠다고 했다. 학생들은 소위봉사 기회를 찾아야 했고 어떤 학생들은 복지 기관에서 가서 일하고 도장을 받아가서 점수를 딴다. 또 어떤 이들은 여름방학에 휴양지에서 휴지를 주워서 무게에 따라 점수를 따기도 한다.  , 도장만 받아 가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봉사가 아니다. 대가를 위해서 하는 행위는 봉사가 아닌 것이다. 교육관계부처도, 학생들도 모두 봉사의 참뜻을 잘못 알고 있다.  

 

얼마 전에 들은, 간신히 걷기나 하는 심한 지체 장애인의 얘기가 생각난다. 그는 자신은 그래도 걸을 수는 있다하여 보잘것없는 행상을 해서 그 수익금으로 자신보다 못한 십 수명의 지체 장애인들을 돌보고 있었다. 이 일이 알려져서 교회가 돕겠다고 나섰다.  그는 감사하며 돌보던 이들을 교회에 맡기고 다시 남모르는 곳으로 거처를 옮겨 또다른 어려운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일을 계속 하고 있단다. 이와 같이 숨어서 자신을 희생해 가며 남을 위해 하는 일이 봉사다.

 

이름 없이 헌혈을 하고, 장기를 기증하고, 물에 빠져 죽게 되었을 때에 자신의 구명복을 벗어 옆 사람에게 주는 행위가 봉사다.  

 

참된 봉사는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남을 위해서 하는 일이다. 그러므로 남이 봉사를 받아 덕을 보는 것이지 내게 현실적으로 더 유익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봉사는 남모르게 하는 것이고 사실 자신도 모르게 해야 하는 것이다  

 

흔히 보는 하계 농촌 봉사운운하고 커다란 플래카드를 내걸고 공개적으로 계획하는 봉사는 이미 봉사가 아니다. 어떤정치인은 스스로 나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봉사하겠다.” 고 한다. 어떤 목사님은 평생 교회 위해 봉사하겠다.” 고 한다. 어떤 교육자는 교육에 일생을 바쳐 봉사했다.” 고도 한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행위를 봉사라고 일컬을 수도 없다. 봉사에는 선전적인 계획이 있을 수 없다. 조 용한 자기 희생이 있을 뿐이다. 성서 (마태 25:33~45)에 나오는, 주님을 도왔다고 주님께 칭찬받고 우리가 언제 주님을 도왔습니까?” 라고 말한 오른쪽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중에 희생적으로 봉사한 이들이요, 주님을 돕지 않았다고 주님께 꾸중듣고 우리가 언제 주님을 돋지 않았습니까?” 하고 항변한 왼쪽의 무리들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의식적으로 봉사한다고 행한 이들인 것이다. 이렇게 참된 봉사란 자신이 봉사한다는 생각 없이 행하는 희생적인 일이다.  

 

봉사는 일이니 만큼 기술이나 능력이 필요하다. 직업을 선택할 때에도 자신의 능력에 따라, 혹은 배운 대로, 의사면 의사, 교사면 교사, 농부면 농부 등의 업을 선택해서 종사하게 된다. 그래야 맡은 일을 감당할 수가 있고 바라는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봉사 차원에서는 특히 이 점이 중요하다. 의술 없이 의료봉사를 할 수 없다. 농사 기술 없이 농사일을 도울 수 없다. 지식 없이 남을 가르칠 수 없다. 합창단에서 봉사하려면 음악을 알고 노래를 잘 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날 전문 기술 없이 열심만 가지고 남을 돕는 다고 나서서 봉사하겠다는 이들을 자주만나게 된다. 안타운 것은 정열만 가지고는 봉사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음치가 열성을 가지고 합창대에 노래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가 열심을 내면 낼수록 그 합창대의 합창은 망가질 것이다. 음치는 노래이외의 다른 일로 봉사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자신을 모르는 사름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능력없이 정치하고, 목회하고, 교육하고, 남 할 일을 막고 맡아 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남을 위한 봉사는커녕 남에게 큰 폐를 끼치는 행위이다. 봉사이전에 우선 남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  

 

능력대로 봉사해야 하고, 봉사하다가도 능력이 떨어지면 능력을 더 키우거나 아니면 그만 두어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안하고 그만 두는 것이 다른 능력 있는 이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어 덕스러운 일이 된다.  

 

참된 봉사는 나를 희생하고 남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는 것이다. 원하는 곳에서 봉사할 수 있기 위해 서는 자기 희생을 각오하고 먼저 능력과 기술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 봉사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신이 할 수 있는 다른 일을 찾아 봉사 해야 한다. 능력도 없이 나서서 봉사한다고 해서 오히려 남에게 폐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기 때문이다.  

 

남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참된 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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