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 박형진 풀 여치 한 마리 길을 가는데내 옷에 앉아 함께 간다어디서 날아왔는지 언제 왔는지갑자기 그 파란 날개 숨결을 느끼면서나는모든 살아 있음의 제 자리를 생각했다 풀 여치 앉은 나는 한 포기 풀잎내가 풀잎이라고 생각할 때그도 온전한 한 마리 풀 여치하늘은 맑고들은 햇살로 물결치는 속 바람 속나는 나를 잊고 한없이 걸었다 풀은 점점 작아져서새가 되고 흐르는 물이 되고다시 저 뛰노는 아이들이 되어서비로소 나는이 세상 속에서의 나를 알았다어떤 사랑이어야 하는가를오늘 알았다. - 시집 (창작과 비평, 1994) * 감상 : 박형진 시인.1958년 전라북도 부안군 도청리 모항 마을에서 7남매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아홉 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였고 졸업하자마자 변산 중학교에 입학하였으나, 1학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