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을 따다 - 손택수 주말농장 밭고랑에 서 있던 동업자장철문형이 감자꽃을 딴다철문형, 감자꽃 이쁜데 왜 따우내 묻는 말에이놈아 사람이나 감자나너무 오래 꽃을 피우면알이 튼실하지 않은 법이여꽃에 신경 쓰느라감자알이 굵어지지 않는단 말이다평소에 사형으로 모시는 형의 말씀을 따라나도 감자꽃을 딴다꽃 핀 마음 뚜욱 뚝 끊어낸다꽃 시절 한창인 나이에 일찍 어미가 된 내 어머니도눈 질끈 감고 아까운 꽃 다 꺾어냈으리라조카 애가 생기고 나선 누이도화장품값 옷값을 말없이 줄여갔으리라토실토실 잘 익은 딸애들 등에 업고형이 감자꽃을 딴다딸이 생기고 나선 그 좋은 담배도 끊고술도 잘 마시질 않는다는 독종꽃핀 마음 뚜욱 뚝 분지르며한 소쿠리 알감자 품에 안을 날을 기다린다 - (2006년 9~10월호)- 시집 (실천문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