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1분 묵상

마르다와 마리아, 누가 진심어린 환대를 했나

석전碩田,제임스 2023. 8. 6. 13:10

"But Martha was distracted by all the preparations that had to be made. She came to him and asked, "Lord, don't you care that my sister has left me to do the work by myself? Tell her to help me!" "Martha, Martha," the Lord answered, "you are worried and upset about many things, but only one thing is needed. Mary has chosen what is better, and it will not be taken away from her."(Luke 10:40~42)

"시중드는 일에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주라고 일러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눅 10:40~42, 공동번역)

* 묵상 : 예수님이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했을 때 마르다는 손님을 접대하는 일이 음식을 준비하고 또 여러가지 일들을 챙기는 것이라 생각하여 동분서주 마음이 바빴지만, 마리아는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의 말씀을 듣고만' 있었습니다. 마르다가 예수님께 가서 동생이 자기 일을 좀 돕게 해달라고 요청을 하자, 오늘 묵상하는 말씀과 같이 예수께서 답하셨습니다.

본문의 말씀을 묵상할 때마다 정현종 시인의 시 '방문객'이 생각나곤 합니다.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 시집 <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사, 2008)

수님의 공생애 사역은 쉽지 않은 고난의 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그는 참 많이도 부서지기도 하고 힘들었음에 분명합니다. 그래서 오늘처럼 오랜 친구 마르다와 마리아의 집을 방문한 예수님은 여정 가운데서 겪었던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나누면서 심신의 휴식을 바랐을 것입니다.

러나 여러 가지 일로 마음이 산란했던 마르다에게는 예수님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들어 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의 과거와 / 현재와 /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는' '한 사람의 일생을' 경청할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이 없었다는 말입니다. 반면, 마리아는 길 위에서 '부서지기도 했을' 예수의 마음을 나누며 그 발치에서 그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환대'로 그를 맞았던 것입니다. 공동번역 성경은 이 점을 놓치지 않고 '실상 필요한 것은 한가지 뿐'이라고 분명히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 한 가지란, 방문객의 마음의 갈피를 '더듬어 볼 수 있는 여유있는 마음'입니다.

랑하는 주님, 세상의 일로 너무 분주해서 정작 들어야 할 것들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이 시간 제 자신을 돌아봅니다. '부서지기 쉬운 /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 마음이' 호소하는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우(愚)를 범치 않도록 주여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산만함을 떨쳐 버리고 오직 들을 수 있는 귀, 마음의 귀를 열고 세심하게 들을 수 있게 하옵소서.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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