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어느 행복한 은퇴 이야기

석전碩田,제임스 2017. 1. 13. 10:41

조간 신문에 실린 이 컬럼을 읽으며 이번에 30여년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후 정년을 하면서 시인으로 등단한 조카가 데쟈뷰처럼 생각이 났습니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시인의 삶을 은퇴 후에 살기로 한 삶이 닮아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침부터 눈발이 흩날리며 소복소복 쌓인 행복한 아침입니다  

 

14세기 일본에 살던 요시다 겐코라는 사람이 쓴 수필 이야기 입니다. 눈이 매우 아름답게 쌓인 날, 어느 분에게 편지를 써 부탁한 일이 있었는데 그 날 내린 눈에 대해 한마디도 쓰지 않았더니 편지를 받은 사람이 답장을 보내면서 "오늘 아침 이 아름다운 눈을 어찌 생각하느냐는 한마디의 말도 쓰지 않는 그러한 비뚤어진 분이 부탁하시는 일을 어찌 들어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생각해도 섭섭하고 딱하신 마음씨이십니다"라고 해서 부끄러웠으면서도, 이런 마음을 발견을 하고 느끼는 바가 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꼭 시인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면서 생활 속에서 소소한 아름다움을 길어 올릴 줄 아는 여유 있는 마음을 갖는 것, 이 아침에 다시한번 되새겨 봅니다.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7/01/12/20170112003382.html



* 홍익대학교 교정에서 당인리 발전소 쪽을 바라 본 석양 풍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