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강화 고려산 적석사 낙조대에서

석전碩田,제임스 2017. 1. 14. 18:12

바다 구경을 하고 싶어 하루 연가를 내 놓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아침부터 눈이 펑펑 쏟아지고 또 제법 쌓이기까지 했습니다. 방송에서는 강원 산간 지방에는 폭설이 내리고 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기도 하고 골목을 나서는데 이미 꽤 쌓인 눈이 심상치않았습니다 그래서 애초 생각했던 속초 대포항은 포기하고 강화 석모도로 향했습니다.  

 

큰 길을 나서자 눈 걱정은 이내 잊을 정도로 제설이 잘 되어 있더군요. 연남동 집에서 강화 석모도까지는 한 시간 남짓. 외포리 선착장도 올해 5월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연륙교가 연결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옛 추억을 되살리고 있더군요.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이 부근에 있는 추억의 강화 옥수수 찐빵 집에 들러 한 입 가득 먹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석모도 매음리에 한창 개발 중인 온천탕과 온천 빌리지 건설 현장에 들러 무료 온천 족욕 체험도 하고 분양 사무실에서 건설계획들도 세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일본의 노천 온천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섭씨 60도가 넘는 온천 수가 넘쳐 흐르는 광경은 이색적이다 못해 놀랍기도 하더군요. 손에 잡힐 듯 해명산과 그 아래 보문사가 보이는 지점에서 추운 겨울 노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을 것 같더군요.

 

 돌아오는 길, 고려산 중턱에 있는 적석사 낙조대 보타전에 올라 낙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었던 건 오늘 나들이의 보너스였다고나 할까요. 아내는 '낙조를 제대로 본 건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면서 좋아하는 걸 보니 그 감흥이 새롭고 특별했나 봅니다.

 

무리해서 눈길을 오래 운전해서 가야하는 동해로 가지 않고 서해 바다로 가기로 결정하길 잘 한 것 같습니다. 지는 해를 바라 보며, 올 한 해는 서설이 내린 오늘의 결정처럼 모든 선택들이 물 흘러가듯 되어지길 바라는 소박한 기도를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