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금요일.
결혼 22주년 기념일을 맞아 아내와 함께 2년전에 들렀던 남이섬을 다시 찾았습니다. 남이섬 안에 있는 호텔<靜.觀.樓>에서 묵었던 그 때의 그 추억이 좋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람 소리, 강 물 소리를 고요하게 들을 수 있도록 호텔 방 안에 텔레비젼도 없고 또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은 호텔. 다만 오랜 된 라디오가 바깥 세상과 소통하는 유일한 도구인 호텔. 또 유명하진 않지만 에너지 넘치는 작가들의 작품이 온 방에 가득차 있는 갤러리 호텔방을 자랑하는 곳. 그곳에 가서 1박 2일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우리의 결혼 기념일을 축하라도 하는 듯, 밤에는 쟁반같은 보름달이 환하게 밝혀 주었고, 아침에는 펑펑 함박눈이 쏟아졌지요. 2년 전과 마찬가지로 <해와 달>은 우리 두 부부을 위해서 아름다운 목소리로 한 시간동안 열창을 하면서 덕담을 해 주었습니다.
남이섬을 찾을 때마다, 남이섬을 이렇게 기적같이 일궈낸 선배, 강우현 사장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무슨 인연인지 함께 아침 식사를 하고 차 한잔을 마시면서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들을 나누는 시간도 가질 수 있었으니, 이번 나들이는 이래 저래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
남이섬 사장, 강우현 선배를 만나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한 컷 찍었어요. 늘 건강하세요.
*
남이섬 나들이를 떠나기 전, 늘 애청하는 방송인 CBS FM방송의 <배미향의 저녁 스케치>에 다음과 같은 사연을 보냈습니다. 아쉽게도 남이섬에서는 93.9 Mhz인 이 방송이 잡히지 않아 듣질 못했네요.
*
안녕하세요?
저녁 스케치에 사연을 보내는 것도 참 오랜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저희 부부가 결혼한 지 22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잘 내조해준 아내, 박매희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부족한 제게 시집와서, 막내 며느리로서 시부모를 18년동안이나 모시면서도 내색 한번 않고 열심히 살아준 아내..그러면서도 두분 시부모가 다 돌아가신 지금, 그 분들을 모시면서 인생에서 배울 수 없는 귀중한 것을 배울 수 있었노라고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진심어린 사랑으로 얘기하는 아내를 보면 참 고맙고 감사하지요. 저는 이런 아내를 보면서, 가끔씩 조선 시대때 우리 조상들이 지켰던 '삼불거(三不去)'라는 원칙을 말하곤 합니다.
삼불거란, '칠거지악(七去之惡)'에 대비되는 용어입니다. 이 땅의 여성들이 살기에는 암울한 시대였던 조선시대 때, 칠거지악이라는 유교전통법은 참으로 가혹한 법이었지요.
그러나 이 법에 대비되는 법으로 삼불거라는 법은 이 세가지가 해당되는 경우에는 칠거지악의 법을 어겼더라도 절대로 내치지 말라는 법이랍니다.
첫째, 아내가 시집을 오고 난 후에 재산이 불어난 경우. 즉, 가난하게 살다가 아내와 결혼한 후 부자가 된 경우에는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둘째, 친정의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돌아갈 친정이 없는 경우에는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셋째, 시집을 온 후 시부모를 모시다가 두 분의 임종을 다 겪은 며느리는 절대로 내쫓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내가 바로 이 삼불거의 경우에 다 해당되기 때문이지요.
결혼 22주년..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것 같습니다. 지금 큰 아들은 대학 1학년을 마치고 군복무를 하고 있는데, 올 6월에 제대를 할 예정이고, 둘째는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올해 군대를 가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결혼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서, 남이섬으로 지금 가고 있는 중입니다.(오늘 오후 퇴근 후 6시쯤이면 가고 있을거에요) 2년 전에도 갔던 곳, <해와 달> 라이브 콘스트 장에 가서 멋진 공연도 보면서, 조용하게 강 바람, 달 그림자 밟고 돌아오려고 해요.
"매희씨, 정말 고맙고 감사하고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여행과 산행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2.26 치악산 (0) | 2011.03.01 |
---|---|
2011.2.5 북한산 백운대 (0) | 2011.02.05 |
2010.12.11 주흘산(主屹山) (0) | 2010.12.13 |
2010.6.19 북한산 삼천사 계곡~비봉~승가사~구기동매표소 (0) | 2010.06.19 |
[2009.8.22-양주불곡산] 2009 양주세계민속극 축제 기간에 산행해 볼만 (0) | 2009.09.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