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사원의 심장, 간단사원
몽골 신앙의 구심점, 간단사원의 관음대불전 전경.
몽골에서는 인구의 90퍼센트 이상이 티베트 불교를 믿는다.
이는 오래된 티베트와의 인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옛 몽골문자 또한 티베트 문자의 영향을 받았다.
티베트 또한 과거에는 몽골 출신 달라이 라마가 있을 정도로
정치/종교적으로 몽골과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었다.
티베트라는 말 자체가 본래 몽골어의 투벳(Thubet)에서 유래한 것이다.
간단사원의 어린 스님이 대법당 지붕 사다리를 타고 내려오고 있다.
몽골의 승려들이나 불교신자들은 지금도
티베트 불교의 성지인 라싸에 가는 것을
평생의 소원으로 여기며 산다.
오랜 티베트 불교의 전통이 위기를 맞았을 때는
공산당이 몽골의 권력을 장악한 1921년 이후이다.
몽골과 만주, 티베트 불교 건축양식이 다양하게 어우러진 간단사원 대법당.
당시 몽골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승려가 있었지만,
상당수가 공산당 정권으로부터 체포되거나 환속당했다.
이때 몽골의 모든 사원들도 대부분 파괴되었다.
당시 공산당 정권은 법적으로 모든 종교활동을 금지시켰지만,
일반인의 개인적 신앙생활만큼은 눈 감아주었다.
대법당 주위에 있는 마니차와 마니라캉.
몽골에 다시 완전한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것은
체제의 변화가 시작된 1990년대 들어서이다.
망가진 사원이 복원되었고,
환속했던 승려가 돌아왔으며,
예전과 다름없이 불교신자들은 사원을 찾아 기도하고 오체투지를 했다.
종교박해 속에서도 그들의 마음 속에서는 언제나
티베트 불교가 함께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법당 일주문 앞의 마니차.
몽골의 신앙은 불교가 국교라 할 만큼 압도적이지만,
몽골의 불교는 전통적인 토테미즘을 수용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아궁이신이 있는 것처럼
그들 또한 불을 때는 난로에도 불의 신이 있고,
땅을 지키는 터줏대감과 아이를 내려주는 삼신이 있다고 믿는다.
대법당으로 향하는 순례자(위)와 법당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아래).
우리의 서낭당과 마찬가지로 몽골의 높은 언덕이나 중요한 길목에는
‘어버’라는 돌무더기(한국에서는 서낭당, 티벳에서는 라체)가 있다.
사람들은 이곳을 지날 때마다 어버를 몇 바퀴 돌며
소원과 안녕을 빈다.
불교신자라고 해서 어버를 미신이라 여기는 법이 없다.
관음대불전 앞에서 젊은 스님들이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간단사원은 한마디로 몽골 사원의 중심이다.
‘간단’은 ‘위대하고 성스러운 곳’이란 뜻을 지녔다.
몽골이 사회주의 체제를 받아들일 때
몽골에 있던 800여 개의 사원이 대부분 파괴되었지만,
몽골 신앙의 구심점이자 몽골의 심장인 간단사원만큼은 파괴할 수가 없었다.
26미터짜리 개안관음상(위). 관음대불전 앞에서 촛불을 켜고 예를 올리는 순례자들(아래).
그것은 몽골의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몽골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곳 또한 간단사원이다.
간단사원은 특이하게 몽골과 만주, 티베트 불교 건축양식을
다양하게 반영하고 있으며,
150여 명의 라마승이 현재 이 곳에 거주하고 있다.
관음대불전 앞의 룽다를 돌며 소원을 비는 순례자들(위). 대법당을 향해 날아가는 비둘기떼(아래).
간단사원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26미터짜리 개안관음상이 보관된 관음대불전(1996년 복원)이다.
대법당은 의외로 소박해서 티베트 사원의 웅장함과는 거리가 멀다.
대법당의 건축양식이 바로 몽골과 만주, 티베트 불교 건축양식이
다양하게 가미된 건물이다.
간단사원으로 가는 스님(위). 불교박물관으로 변해버린 초이진 사원 전경(아래).
울란바토르에는 시내와 외곽에 여러 사원이 들어서 있지만,
대부분은 사회주의 붕괴 이후에 생겨난 것들이고,
종종 게르를 사원으로 꾸민 소박한 ‘게르사원’도 볼 수 있다.
간단사원과 함께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있는 초이진 사원은
현재 사원으로서의 기능은 잃어버렸고, 대신 불교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초이진 사원 입구(위)와 초이진 사원 지붕 장식. 우리나라 궁궐 지붕 장식과 흡사하다(아래).
여기에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다양한 불상과 보살상, 불화, 의식용 탈과 의상 등이 전시돼 있다.
본래 최고의 장인과 화공이 사원장식에 참여한 사원이므로
건물과 단청, 장식이 아름답고 화려하다.
그저 유목민의 나라로만 알고 있었던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초이진의 전시물이 문화적인 충격으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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