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3

병상 일기 / 슬픈 날의 일기 - 이해인

병상 일기      - 이해인      아플 땐 누구라도 외로운 섬이 되지    하루 종일 누워 지내면    문득 그리워지는 일상의 바쁜 걸음    무작정 부럽기만 한 이웃의 웃음소리    가벼운 위로의 말은 가벼운 수초처럼 뜰 뿐    마음 깊이 뿌리내리진 못해도    그래도 듣고 싶어지네.    남들 보기엔 별것 아닌 아픔이어도    삶보다는 죽음을 더 가까이 느껴보며    혼자 누워 있는 외딴 섬    무너지진 말아야지    아픔이 주는 쓸쓸함을    홀로 견디며 노래할 수 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삶을 껴안는 너그러움과    겸허한 사랑을 배우리.      - 시집, 희망은 깨어 있네> (마음산책, 2010년)     * 감상 : 이해인 시인, 수녀. 1945년 강원도 양구에서 태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