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이니까, 시월이니까 - 박제영 이 밤이 지나면 해는 짧아지고 어둠은 깊어지겠지기차는 떠나고 청춘의 간이역도 문을 닫겠지 춘천이 아니면 언제 사랑할 수 있을까시월이 아니면 언제 이별할 수 있을까 지상의 모든 악기들을 불러내는 거야사람도 짐승도 벌레도 다 불러내는 거야 이곳은 춘천, 원시의 호숫가발가벗은 가수가 노래하고, 가수가 아니어도 노래하지 지금은 시월의 마지막 밤, 야생의 시간발가벗은 무희가 춤을 추고, 무희가 아니어도 춤을 추지 불을 피우고 피를 덥혀야 해뜨겁게 사랑하고 뜨겁게 헤어져야 해 아침이 오면 안개가 몰려 올 테니마침내 시월을 덮고 춘천을 덮을 것이니 사랑해야 해 우리, 춘천이니까이별해야 해 우리, 시월이니까 소통의 월요 시편지 489호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