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정부 - 문동만 다시 저 사내 아내는 아파 드러누웠고 잠시 아내의 동태를 살피러 집에 들른 것 어떤 남자가 양푼에 식은밥을 비벼 먹다가 그 터지는 볼로 나를 쳐다본다 그래 그렇지 오랜 세월 아내의 정부였다는 저 남자 늘 비닐 봉다리를 가방처럼 들고 다니며 옛 여자의 냉장고를 채워주는 게 업이라는 사람 평생 조적공으로 밥을 벌어먹었고 시멘트가루 탓인지 담배 탓인지 목구멍에 암 덩어리를 달고서야 일도 담배도 놓았다는 저 사내 늘 성실했으나 사기꾼들에게 거덜났던 사내다 아픈 옛 여자를 위해 공양인 양 쌀죽을 쑤어 바치고 잔반을 털어 비벼 늦은 점심을 때우고 간다 온다 말없이 문을 잠그고 돌아가는 이 오래보는 삽화의 주인공 나도 이 한낮 그처럼 쓸쓸하여 그가 앉았던 식탁을 서성거린다 개수대는 밥풀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