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계장터 * - 신경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나루에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산서리 맵차거든 풀 속에 얼굴 묻고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려민물새우 끓어 넘는 토방 툇마루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짐 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 註 - 목계장터 : 1910년대까지 중부 지방의 각종 산물의 집산지로, 남한강안(南漢江岸)의 수많은 나루터 중 가장 번창했으나, 1921년 일제의 식민지 수탈 정책의 일환으로 충북선이 부설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