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페이스북에 2년 전에 있었던 홍민이 결혼식을 마치고 올렸던 글을 다시 보여주더군요. 그 글을 다시 읽으며 그 때 그 결단을 참 잘했다는 생각을 여전히 하게 됩니다.
내 자녀들을 결혼시킬 때는 꼭 '작은 결혼식'으로 하고 싶다는 평소의 소원대로 사돈 집에서도 또 결혼을 하는 당사자인 아들과 며느리도 흔쾌히 동의해 줘서 친지들과 최소한의 지인들만 초청하여 치른 결혼식이었지요.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크게 퍼지면서 계획해 놓은 결혼식을 연기해야 하나 취소해야 하나 큰 고민이라고 하는 분들을 만나면 자신있게 말합니다.
'뭘 걱정하느냐, 가족끼리 조촐하게 치를 명분이 얼마나 좋으냐..어중이 떠중이 다 부를 이유가 뭐냐. 작은 결혼식 너무 좋더라'
그동안 결혼식 부조금으로 냈던 것을 회수(?)해야 하는 중차대한 의식을 작은 결혼식으로 하게 되면 거둬들일 기회가 없어지니 손해본다는 생각 때문인 듯 한데, 글쎄 그게 진짜 그럴까?
성대하게 치르는 결혼식 비용의 대부분은 따지고 보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참석하는 사람들의 식비가 대부분입니다. 또 화려하게 꾸미는 데 들어가는 일회성 경비들. 결국 혼주나 하객 모두에게는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비용들인 셈이지요. 허례허식을 버리고 가족끼리 식사 한 끼 하면서 두 사람의 성장기 모습을 아는 사람들이 진정한 덕담과 격려, 사랑의 응원 메세지를 주고 받는 시간으로 만드는 게 훨씬 의미있는 결혼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런 걸 깨우쳐주려고 온 지혜자의 사자(使者)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끔 해 봅니다. - 석전(碩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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