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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수리비 유감

석전碩田,제임스 2018. 3. 27. 18:22

지난 주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아침 출근 길, 도로 옆 편의점에서 보도에 쌓아 둔 플라스틱 우유 박스 더미가 바람에 날려 마침 그곳을 지나가고 있는 제 차를 덮치는 바람에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많이 놀랐지요. 예기치 않은 사고를 수습하느라 내려서 상황을 파악하는 그 순간에도 바람에 흩날리는 플라스틱 박스는 맞은 편 길 바닥까지 이리 저리 날려서 지나가는 차량들이 모두 정차하는 소동을 벌였습니다.

 

가게 앞 보도 공간에 불법으로 적치 해 놓은 물건이 바람에 날려 생긴 사고이다 보니, 편의점 점주가 손상이 간 자동차 수리비는 모두 책임지기로 하고 일단락되었지만, 그 이후 진행된 과정에서 못내 아쉽게 생각되는 것이 있었습니다.

 

다음 날, 평소 단골로 다니는 자동차 정비센터에 가서 견적을 뽑았더니 상상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나왔습니다. 평범한 우리들 눈으로 보면 그냥 색칠하고 좀 긁혔더라도 차가 굴러가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 그럭저럭 지내면 몇 푼 안들어도 될 일인 것 같은데, 그런 엄청난 견적 금액이 나오니 할 말이 없었습니다오늘 정비센터에서 수리를 위해서 차를 직접 가지러 오기까지 하면서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편의점 점주에게 미안한 마음에 차량이 고쳐지는 기간동안 렌트 카 이용을 제안하는 센터 직원의 말에 손사레를 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더 이상의 비용 발생은 원치 않는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차량을 개인이 고치는 경우와 보험금으로 수리할 때의 비용이 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요? 처음 정비센터에 갔을 때 수리 담당자는 사고 동영상을 보고 난 후, 비용을 책임지기로 한 편의점 점주에게 영업손해보험을 들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하더군요. 확인 결과 보험 처리가 가능하다는 말에, 결국 수리비 견적도 이렇게 많이 나온 게 아닐까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지요. 물론 그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되는 일이지만 말입니다. 

 

제 개인적으로야 내 차가 깨끗하게 수리되면 좋은 일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모두의 파이를 깎아먹는 시스템에서 결국은 우리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 씁쓸함이 가시지 않은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