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가위 그림의 달인
허미 부르는 사내로 한국 TV에도 소개된 적 있는 이 사내는 울란에서 '가위 그림'의 달인으로 더 유명하다.
몽골 울란바토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자이산 오르는 길에
반드시 만나게 되는 한 사내가 있다.
한국의 TV에도 소개된 적 있는 허미(흐미) 부르는 사람이다.
허미는 배와 목청을 이용해 일상적인 목소리와는 다른
가성같은 음으로 발성하고 노래하는 몽골 유목민 전통음악을 말한다.
그가 즉석에서 노트를 찢어 종이 오리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내는 사실 몽골에서는 종이 오리기, 즉 가위 그림의 달인으로 더 유명하다.
그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자, 자신이 한국의 TV에 소개된 적이 있다며
그 때는 허미 부르는 가수로 소개되었지만,
이번에는 가위 그림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즉석에서 노트 한 장을 북 찢어 한번 접더니
곧바로 스삭스삭, 가위질을 시작했다.
약 10여 초만에 뚝딱 완성된 가위 그림.
그리고 약 10초가 지났을 때쯤, 순식간에 그의 가위 그림이 완성되었다.
두 마리의 말이 입을 맞대는 단순하지만 멋진 그림이었다.
단 10초만에 이런 멋진 그림이 탄생하다니!
그러고보니 자이산 오르는 길에 펼쳐놓은 좌판이 온통
그가 오린 가위 그림들로 가득했다.
가위 그림의 달인이 가위로 그린 칭기즈칸. 한 폭의 정교한 수묵화를 보는 듯하다.
어떤 것은 칭기즈칸을 그려 놓았는데,
정교하기가 붓으로 그린 그림을 능가할 정도였다.
또 어떤 것은 수십 마리의 말이 초원을 달려가는 그림이었는데,
역시 멀리서 보면 정교하게 그린 회화와 구분이 가지 않았다.
무엇보다 그는 속도와 예술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좀더 클로즈업한 가위 그림. 정교한 가위질 솜씨가 고스란히 엿보인다.
사실 가위 그림이라는 것, 다시 말해 종이 오리기는 우리나라에서도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전통이다.
창호지 문에 덧댄 창호지 오리기가 바로 그것이며,
폐백 음식 때 빠지지 않고 올라가는 문어 오리기나 오징어 오리기도
종이 오리기의 전통에 그 맥락이 닿아 있다.
현재 울란바토르에도 이런 가위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가 더러 있다고 하고,
그것이 몽골의 오랜 전통이라고 하니
몽골의 종이 오리기 전통과 우리의 종이 오리기 전통 사이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전통의 맥락이 닿아있을 것으로 보인다.
* 구름을 유목하는 옴팔로스:: http://guru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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