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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님의 병환 소식

석전碩田,제임스 2019. 3. 19. 15:31

"Then Moses summoned Joshua and said to him in the presence of all Israel, "Be strong and courageous, for you must go with this people into the land that the LORD swore to their."(Deuteronomy 31:7)

 

"모세가 여호수아를 불러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에게 이르되 너는 강하고 담대하라 너는 이 백성을 거느리고 여호와께서 그들의 조상에게 주리라고 맹세하신 땅에 들어가서 그들에게 그 땅을 차지하게 하라."(31:7)

 

* 묵상 : 신명기 31장은 이스라엘의 지도자 모세가 여호수아를 후계자로 세우고 백성들 앞에서 임무를 넘겨주는 장면이 기록된 부분입니다. 그가 자신의 뒤를 이을 후임자에게 이야기하는 여러가지 말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말은 '두려워하지 말라'(8)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직책이든, 지금까지 그 일을 해 온 사람은 자신의 경험과 실력을 믿기 때문에 후임자가 이 일을 잘 해 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반면, 새로 그 일을 맡는 사람은 경륜이 풍부한 전임자처럼 자신이 그 일을 잘해 낼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어 불안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은 전임자나 후임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버지 세대에서 유일하게 생존해 계시는 고모님께서 몇 주 전 대장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담당 의사는 치료보다는 조용히 천수를 누리시면서 생을 마감하시는 게 더 좋겠다는 의견이어서 병원에서 퇴원, 집에서 요양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며칠 전 들었습니다. 93세이신 고모님은 불과 몇년 전까지도 총명하셨고, 또 집안의 모든 일을 관장하시면서 시집 가족 뿐 아니라 친정 외가쪽 식구들도 빠짐없이 챙기셨던 여장부이셨습니다. 제가 중학교 2학년 말 혼자 경북 성주 시골을 떠나 서울로 전학을 왔을 때에는 약 2년 간 하왕십리 고모님 댁에서 생활하며 부모 같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고모님의 병환 소식은 저에게 남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또 어제는 제가 40년 가까이 봉사해 오고 있는 생명의 전화에서 큰 역할을 하셨던 윤정선 선생님이 병원에 입원, 뇌졸증집중치료실에서 사경을 헤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오래 전, 제가 생명의 전화에서 봉사하다가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뒤늦게 군입대를 할 때, 마치 아들을 보내듯 응원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그 후 생명의 전화에서 함께 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보냈던 의미있는 시간들도 생각났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모세가 여호수아를 이스라엘 백성 앞에 세워놓고 후계자로 지명하는 장면이, 마치 우리 곁에서 앞 세대 어르신 분들이 하나 둘 삶의 무대에서 퇴장하시는 상황과 겹쳐지며 착잡한 마음 금할 길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주님,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고 노래한 시편 기자의 고백을 기억합니다. 한 세대가 지나가고 또 다른 세대가 다가오는 시간의 흐름이 마치 날아가는 것 같이 빠름을 실감합니다오늘 주시는 말씀처럼, 이런 때 '두려워하지 말게' 하시고, 오직 영원하신 하나님, 살아계신 하나님만 바라보면서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붙잡아 주옵소서.- 석전(碩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