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트래킹여행

뉴질랜드 오클랜드 둘러보기

석전碩田,제임스 2019. 1. 29. 16:45

친구가 이끄는 대로 어딘지는 모르지만 믿고 떠나는 여행의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시간,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어제는 철새, 가넷(Gannets) 도래지인 무리와이 비치(Muriwai beach)에 갔고 돌아오는 길, 근사한 레스토랑 the land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오늘은 또 다른 친구가 인도하는 곳에 가서 직접 걷고 느끼고 체험하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긴 트레킹 길을 함께 걸으며 나눈 간증을 들으며 때로는 울컥해지기도 했고 또 때로는 고비고비 마다 가장 적절한 때 지켜봐주시는 하나님을 함께 찬양했습니다. 친구이지만 각자 다 다르듯이 그들이 인도하는 스타일도 같지 않았습니다 

 

와이나무 호수(Wainamu lake)와 그 둘레길을 트레킹 하는 시간이 마치 아득한 별나라, 아니 큰 사막을 다녀 온 듯 한 느낌이 듭니다. 오늘 우리가 가기 전, 친구는 미리 아래와 같은 글을 보내주었습니다. 거대한 검은 모래 사구(沙邱)로 만들어 진 곳에 커다란 자연 호수가 형성되어 있는 장관은 사진으로는 도저히 다 담을 수 없을 정도여서 친구의 감성적이면서도 섬세한 글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올들어 가장 더운 날씨였던 오늘, 적당히 비치는 태양에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모래들은 마치 밤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과 같이 보였지요. 그 위를 걷는 느낌이 밤 하늘을 걷는 듯한 묘한 기분이었습니다. 바람과 물, 하늘과 구름 그리고 태양과 그 주변의 마누카 나무의 꽃 향기까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가 바로 Botanic Garden이었습니다 

 

점심 식사를 하고 숙소로 돌아오기 전, 데본 포트(Devon port) 위의 해군 기지에 올랐습니다. 그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오클랜드 시의 평화로운 광경은 장대하고 멋진 한 폭의 도시 풍경화 같았습니다. - 석전(碩田)

 

* 사진 아래 글은 와이나무 호수와 그 주변의 해변, 베델스 비치에 대해서 친구가 쓴 글입니다.

 

 

 

 

 

 

 

 

 

 

 


 

 

 

 

 

 

 

 

! 내 사랑, 베델스(Bethells Beach)

 

오클랜드에 하루만 머물 수 있다며, 아주 귀한 손님이 관광을 부탁한다면 나는 단연코 이곳을 보여줄 것이다. 멀리서 아주 귀한 손님이 오셨는데 단 한주만 뉴질랜드를 둘러보고 싶다며 안내를 부탁한다 해도 나는 그 좋은 뉴질랜드 명소를 모두 포기하고 일주일 내내 이곳만을 보여 주고 싶다 

 

(Waitakere River)과 바다가 만나는 곳, 거대한 습지가 숨 쉬는 곳,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 곳, 고결한 다섯 폭포들을 숨겨놓은 곳, 500명도 감출 수 있는 해변 동굴, 온 가족이 시냇물이 만든 길을 맨발로 트랙킹을 할 수 있는 곳, 사막 끝에 자리한 신비한 호수, 그리고 엄청난 넓이의 수묵화 해변, 이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둔 곳이 바로 여긴데 누군들 이곳을 마다하겠는가? 

 

이곳이 바로 오클랜드 서쪽 해변에 자리 잡은 Bethells Beach(Te Henga). 베델스는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해변을 중심으로 펼쳐진 광활한 베델스 비치, 사막과 호수와 폭포들과 트랙킹 코스를 포함하는 드넓은 와이나무(Wainamu)’가 그것이다  

 

대도시인 오클랜드 인근(시티 중심부에서 50Km 떨어진 곳)에 이런 자연이 모두 모여 있다는 것은 너무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이것은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손님의 관광을 빌미삼아 Bethells Beach로 설렘 가득한 탐험을 떠나고 만다  

 

화창한 날이면 좋겠지만, 비가와도 참 좋다. 빗줄기는 베델스의 모든 풍경을 하나 둘 처음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는다. 그리고 비가 그치면, 그곳에 있는 어떤 생명도 태고의 신선함에 넋을 잃게 된다. 더구나 비()로 수채화가 된 베델스에 서노라면, 힘겹게 짊어지고 왔던 내 삶의 무게가 깃털보다 가벼워짐을 느끼게 되는데, 그 순간 정말 너무 행복해진다. 이건 놀라운 경험이다 

 

만약 거센 바람이 부는 날을 택했다면 엄청난 행운이다. 사막에서 군무(群舞)를 추는 모래의 축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이 있어야 비로소 멋진 유영((游泳)을 하듯, 베델스 사막의 모래들은 이 바람으로 마음껏 유영한다  

 

베델스 해변에서, 황혼을 놓치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말아야한다. 붉게 타는 노을, 그리고 시야의 한계를 벗어난 곳에서부터 시작한 긴 오선의 행렬에, 부서지는 물방울들이 현란한 음표를 그려 넣는다. 그러면 황혼 빛의 바다는 온갖 열정을 다해 장엄한 교향곡을 연주한다  

 

베델스 비치는 몇 가지 착시현상으로 우리를 초대하기도 한다. 아주 맑은 날, 반짝이는 검은 모래를 응시하면, 이 벌건 대낮에도 밤하늘 모습을 3D 영상으로 보게 된다. 그것도 아주 명료한 밤하늘을, 비록 착시현상이지만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도 한참을 ‘3D 밤하늘여운에 시달리게 된다 

 

롤러코스트 착시 현상도 있다. 이것은 어지러움 증이나 심하면 구토증상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파도가 드나드는 중심에 자리 잡고 바다를 향해 서 있으면, 파도는 밀려 나가면서 누구든 롤러코스터를 태운다. 그냥 파도가 바다로 물러갈 뿐인데, 어떤 사람은 놀이기구 탄 사람보다 더 괴성을 지르고 심지어 몸의 중심이 무너져 비틀거리다가 주변 사람들의 부축을 받아야 겨우 몸을 추스르게 된다  

 

베델스 해변, 구조 타워에서 왼쪽 방향으로 걷다 보면 바위산에 크게 새겨진 베델스의 윙크(미소)’를 보게 된다. 좀 비뚤어진 코에 입을 슬쩍 가리고 찡끗 한쪽 눈을 감은 베델스의 윙크500명 동굴의 위치를 알려 주는 마크다. 그런데 동굴 쪽으로 더 가까이 가면 베델스 윙크는 그 모습을 감추고 만다 

 

썰물 앞뒤로 두어 시간, 그때에야 동굴은 쉽게 입구를 열어 준다. 동굴 안으로 적당히 들어가다 어둠에 익숙해지면 뒤돌아서 바다를 향해 서보자. 그러면 당신은 엄청나게 큰 원형 스크린에 쏘아진, 생생한 초 고화질 영상에다, 돌비 5.1 사운드를 장착한 럭셔리 영화관에 앉은 주인공이 된다 

 

오클랜드 서쪽 바다의 모래 색은 거의 검다. 베델스의 와이나무 모래도 예외는 아니다. 만약 자석을 이 모래에 던졌다가 다시 주워보면 당신은 고슴도치 털옷을 입고 나온 자석을 보고 놀랄 것이다. 이 검은 모래를 사철(沙鐵)이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철가루다. 내가 농담으로 이걸 녹여 못이나 만드는 대장간을 여기다 하나 차리겠노라고 말했다가 철없는 소리 한다는 친구의 면박에 행복한 웃음을 터트렸다 

 

와이나무의 모래사막은 호수를 껴안고 말로는 형언 할 수 없는 놀라운 선()을 그리고 있다, 모래로만 만들어진 높고 광활한 언덕들은 인간의 상식을 넘어선 경이로움 그 자체다. 단지 철가루, 금모래, 바람, , 태양 이들 다섯 가지 자연이 서로를 부르고, 또 보내면서 이런 경탄할 예술품을 만들었을 것이라 짐작할 뿐이며, 급기야 참으로 위대하신 하나님께 부복하고 예배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한다  

 

와이나무 호수를 끼고 걷다 보면 좀 세찬 물소리와 함께 앙증맞은 와이나무 폭포가 반가이 부른다. 그 폭포만 보고 그냥 지나가면 그 속에 숨겨진 또 다른 폭포들을 놓치게 된다. 흔적이 있는 길을 더듬어 폭포를 기어 올라가면 놀랍게도 전혀 모양을 달리한 폭포가 또 노래를 부른다. 그렇게 이 폭포를 두고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모두 내 손가락처럼 크기와 모양이 각기 다른 다섯 개 폭포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버린다  

 

사실, 베델스는 초기에 이곳을 개척한 한 백인 할아버님의 성에서 따왔지만 그 조상님은 그의 성을 성경 지명에서 따온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다행히 그 할아버지의 따님이 지금도 베델스를 지키고 있는데 그녀의 집이 바로 ‘Bethells Beach Cottage' 

 

뉴질랜드 지명중에 성경의 지명을 가진 곳은 겨우 몇 곳뿐인데 바로 베델스가 그 중에 하나라 더 애착이 간다. 벧엘의 의미는 하나님의 집인데, 형을 피하여 도망가던 야곱이 땅에서 하늘까지 닿은 사다리로 천사들이 왕래하는 꿈을 보고 그곳을 벧엘이라 명명한 것이다 

 

말을 탄 사람들이 영화처럼 내 앞으로 달려와 이네 저편으로 사라져 버리면, 베델스의 황혼이 야곱 같은 나를 붉게 적신다. 불현 듯 내 영혼의 그윽이 깊은데서 맑은 가락이 온 몸으로 흘러나온다  

 

예배를 드리라고 말하지 않아도 예배를 드리게 되는 곳, 찬양을 드리라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기꺼이 찬양을 드리게 되는 곳, 기도를 드리라고 말하지 않아도 기도를 드리게 되는 곳, 그림을 그리라 말하지 않아도, 작곡을 하라고 말하지 않아도, 글을 쓰라 말하지 않아도 온갖 예술적 감흥이 살아나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곳이 바로 이곳 베델스 - 하나님의 집이다 

 

나는 베델스를 사랑한다. 크리스천 예술학교를 꿈꿔 오던 나는 도심에서가 아니라 자연 속에 학교가 세워지기를 바랐다. 그래서 오클랜드 인근을 많이 뒤지고 다녔다. 그러다가 이 베델스를 알게 되었고 그 이후 이 곳을 사랑하게 되었다. 그리고 함께 공감하며 예술을 하고 예배를 드릴 사람들과 함께 이곳을 더 사랑하게 될 것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예수찬양교회 박성열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