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트래킹여행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길걷기] 뉴질랜드 남섬 밀포드 트래킹(2)

석전碩田,제임스 2010. 7. 30. 14:36

- 폭포, 그 장엄한 광채

  

바다인 밀포드 사운드로 떨어지는 폭포. 크루즈선이 폭포 밑에서 물바라기를 한다.

 

 

 

"야 저것 봐라 이번에도 폭포 천지다" "30개는 넘겠다." " 기슭 전체가 폭포잖아."

사방이 툭 트인 풀밭이나 냇가로 나오면 갑자기 탄성이 쏟아지고 이야기가 봇물을 이룬다. 숲 속에서는 조용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이 폭포에 그만 이성을 잃어버린다.

바위벽 하얗게 수놓는 물줄기의 향연

비가 내리거나 눈 녹은 물은 기슭의 낮은 곳으로 흘러 실개천을 이루지만 이곳의 빗방울이나 눈 녹은 물은 개천으로 흐르지 않고 물을 모아 바위 틈새로 쏟아져 내려간다. 숲이 없는데다 거의 직벽이라 그대로 폭포가 된다.

뉴질랜드에도 알프스가 있는데 남섬 알프스를 서던 알프스라 한다. 이 산맥에는 3,000m 이상의 산들이 거하게 홀립했다. 여기 산은 이상하다. 대부분이 봉우리는 말할 것 없고 3분의 2 이상이 바위로 이루어졌다. 어떤 산은 땅 바닥에서부터 봉우리까지 온통 바위다. 설악산의 공룡능성이나 용아장성보다 더 날카롭고 까마득하게 솟은 봉우리가 푸른 하늘과 한바탕 힘겨루기를 하는 것 같이 너무나 역동적이다.

천야만야 낭떠러지를 지닌 바위산이라 홈이 파인 곳은 모두 물길이다. 급경사라 물길은 숲이 없어 그대로 드러난다. 만약 비가 많이 오면 산 전체가 온통 폭포로 바뀐다.

이곳 폭포는 생성·소멸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녹으면 천 길 낭떠러지에 어둠을 가르는 하얀 달빛 같은 폭포가 여기저기서 살아난다. 폭포가 쏟아내는 물방울이 춤을 추자 하얀 박꽃 같은 비말이 온 사방에 뿌린다. 하지만 가뭄이 심해지면 그저 평범한 바위로 되돌아가는 등 영고성쇠를 되풀이 한다.

폭포의 높이도 20∼30m는 쳐 주지도 않는다. 거의 200m가 넘는데, 눈이 다 녹으면 말라버려 없어지는 폭포라 이름조차 없다고 한다.

여기 산들은 하나같이 산꼭대기에는 눈이 이고 있다. 얼마나 많은 눈이 쌓였기에 수십 가닥의 폭포가 생기고 그 폭포에 쉼 없이 물이 쏟아져 내리는 걸까. 어떤 산은 길고 긴 실폭포가 하얀 명주 가닥을 풀어 놓은 것 같고 어떤 산은 옥양목을 꼭대기에서 땅까지 수십 폭을 내렸다.

폭포도 여러 꼴이다. 밋밋하게 급하게 쏟아지기도 하고 여러 번 꺾이고 부딪치면서 땅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꼭대기에서 흘러내리다 중간에서 사라진 뒤 다시 바위를 뚫고 튀어 나와 하얀 용수철처럼 허공으로 비산한 뒤 땅으로 내려앉는 폭포. 하얀 실비단 폭포가 밑에서 솟구치는 바람에 땅에 닿지 못하고 그대로 하늘로 솟아올라 뿌려지기도 한다.

맥킨논 기념탑(1,154m)을 지나 만나는 대피소(Pass Hut)에서 점심을 한 뒤 산기슭을 내려가자 실폭포 천지다.

1,937m의 엘리어트산을 중심한 높은 봉우리가 바위 직벽으로 땅까지 이어졌는데 바위벽 틈마다 쏟아지는 폭포가 30개가 넘는다. 바위 병풍에 하얀 명주실 수십 가닥이 바람에 나부끼는듯 하다.

뒤는 벌룬산(1,817m) 기슭인데 이곳에서도 몇 개의 실폭포가 하늘거리며 맵시 경쟁을 한다. 청자 빛 하늘, 골짜기를 울리는 폭포,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연봉, 연녹색 초원에 피어난 야생화 꽃밭이 빚은 이 엄청난 자연에는 우리들 밖에 없다.

신기하게도 물길을 따라 길이 열린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가듯 산길도 이 물길을 따라 용하게 낮은 곳으로 간다. 세 번째 산장까지는 가파른 계곡이라 나무계단이 이어진다. 계단 옆 계곡은 온통 낙차 20∼30m 폭포가 수 없이 이어진다. 폭포 소리는 메아리를 만드는 입체 음향이다.

3번째 산장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서덜랜드 폭포는 낙차 580m로 세계에서 다섯 번째 높다. 폭포




앞 50m 주변까지 비말이 이슬비처럼 쏟아진다. 폭포 물줄기 뒤로 한 바퀴 도는 길까지 있다. 높이만이 아니라 어떻게 저리도 많은 물이 쏟아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두 번째 산장에서 얼마가지 않아 만나는 퀸틴 폭포도 건너편 바위벽을 하얗게 장식하는데 낙차 230m다.

마지막 날에도 맥케이 자인안트 등 이름 있는 폭포와 이름 없는 폭포가 장마 속인데도 하얀 빨래처럼 그렇게 널려 있다. 바다로 떨어지는 폭포가 해협 양쪽 여러 개 걸렸다. 크루즈가 폭포로 다가가 물바라기를 한다. 표효하는 폭포가 풍랑으로 거칠어진 바다를 압도하면서 긴장과 스릴을 안긴다.

밀포드 트레킹 문의 산정산악회 김홍수 011-488-8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