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읽는 한 편의 詩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 이해인

석전碩田,제임스 2015. 9. 12. 08:46

내 마음이 메마를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메마르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메마르고 차가운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불안할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안하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불안하고 답답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이 외로울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버리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외롭고 허전한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불평이 쌓일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불만스럽게 하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나에게 쌓이는 불평과 불만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없을 때는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남이 내 기쁨을 빼앗아 가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내 마음에서 희망이 사라질 때면 나는 늘 남을 보았습니다. 남이 나를 낙심시키는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보니 내가 낙심하고 좌절하는 것은 남 때문이 아니라 내 속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부정적인 일들이남때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사랑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오늘 나는 내 마음 밭에 사랑이라는 이름의 씨앗 하나를 떨어뜨려 봅니다.  

 

* 살면서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다른 사람을 탓하곤 합니다물론 다른 사람 때문에 어려움에 부닥쳤을 수도 있습니다.그러나 상대방 탓만 하고 있으면 뭐가 나아질까요?

 

해결? 방법?  

아닙니다.

 

그저 '미움'만 쌓일 뿐입니다.해결은 되지 않고, 방법은 더더욱 생기지 않습니다. 그저 스스로만 힘들어질 뿐입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데에 힘을 쏟는다면,'방법'이 보여 '희망'이 생기고, '해결'이 되어 '성취감'까지 느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