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 2013. 7. 8 ~ 22(14박 15일)
▷장소 : 필리핀 일로일로시티 산타바바라 가부가오 노리테 초등학교(Cabugao Norte Elementary School)
▷봉사내용 : 교육봉사, 노력봉사, 물품기증, 교사(빌딩) 보수 등
▷주관 : 홍익대학교 2013년 하계방학 국제봉사단(필리핀팀)
단장:정주현, 부단장:배동석 학생팀장:경현우, 학생부팀장:김다영
단원: 김경원,김대희,김성호,김태화,김형호,류인환,박수호,오진우,정민욱,권은지,김윤하,박민지
송미림,연정화,이수정,조성경,조유나,최연정
▷협력기관 : GMI(Global Mission Institute, 원장 : 정창영)
<7월 8일 인천공항을 출발하기 전 봉사단원의 모습>
제 개인적으로는 지난 15일간의 필리핀 국제 봉사단 활동을 떠 올리면, 마치 별 세계를 다녀온 듯한 느낌이 듭니다.
성하(盛夏)의 나라, 필리핀 일로일로 시티 산타바바라 자치구에 있는 북(北) 가부가오 초등학교(Cabucao Norte Elementary School, 교장 : Arlene S. Sombong)에서 진행된 2013년 홍익대학교 하계방학 봉사팀의 봉사는 결론적으로 말하면, 120%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자체 평가를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처음, 초라하기 그지 없는 교사(빌딩)에서 더위에 지쳐 있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만날 때에는 이곳에서 무엇을 우리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습니다. 아무 의욕도 없는 것 같고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기대심도 없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낯선 이방인들을 경계하는 마음이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었겠지만, 별로 즐거워하는 태도도 아닌 듯 했습니다.
<숙소 – 학교를 이동할 때 이용한 지프니 탑승 모습>
거창하게 환영회를 하기 위해서 운동장 한 쪽에 마련되어 있는 무대에 현수막을 내 걸고 의자를 깔아 놓아 행사 형태로 차려 놓긴 했지만 뭔가 어수선한 모습이라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지요. 이런 가운데서 우리 홍익대학교 봉사단의 활동을 조율해 주는 협력 기관인 GMI의 원장만이 홀로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면서 봉사활동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한편으론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산타바바라 자치구의 시장을 비롯해서, 교육장학관, 그리고 인근 초등학교 교장 등 외빈을 불러 먼 이국 땅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극대화 해내려고 노력하는 GMI 원장의 노력은 필사적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실적을 통해서 자신이 운영하는 GMI의 위상이 현지에서 높아진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 날 환영회 시간을 맞춰 우리 일행이 학교에 도착했을 때, 우리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성대한(?) 환영회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뙤약볕에서 거의 모든 전교생이 참여했을 정도로 우리가 접근하는 길 300미터 전방에서부터 밴드단을 필두로 행진을 하며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었는데, 이 광경을 보기 위해서 길가에 나선 마을 사람들의 표정도, 호기심 반 기대심 반으로 가득차 있어, 마치 환영회가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행사가 아니라, 온 마을 사람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어제 첫 대면과는 완전히 딴판이라고나 할까요...
<7월 9일 환영회 장면 – 산타바바라 자치구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환영회가 열렸다>
이렇게 둘쨋날부터 시작된 교육봉사와 노력봉사, 그리고 벽화 봉사 등 봉사단의 활동이 전개되면서 상황은 차차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소극적이던 교사들도 하나 둘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또 수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봉사단 대학생 교사들과 소통을 하면서 친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봉사단의 활동이 하루 하루 열기를 더해가면서, 봉사단원들이 오히려 더 진한 봉사의 기쁨과 직접 체험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진정한 나눔의 보람을 느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초라하게 보였던 교정이 우리 봉사단의 손길이 지나가면서 환하게 변하는 대상이라는 생각에, 봉사단원 한 명 한 명이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찾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날마다 변해가는 아담한 학교 교정이 사랑스럽기 까지 했습니다.
<담장과 정문 페인트 작업 모습>
먼저, 허술하게 방치되어 있던 주변 담장에 파란색깔과 노란색깔 페인트 칠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교문에 높게 세워져 있는 상징 물과 학교를 알리는 글씨도 빗물과 바람에 녹이 슬어 을씨년스러웠는데, 이것들도 봉사단의 눈에는 새롭게 바꿔야 할 대상물이 되었습니다. 또 국기 게양대와 화단의 화단석 등 페인트 칠이 칠해 졌다가 색 바랜 곳은 모두가 다 작업 대상이 되었습니다. 필요한 페인트를 구입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은 액수였습니다.
40도를 오르내리는 열대 지방의 푹푹 찌는 무더위 속에서 교육 봉사를 하지 않는 팀들은 계속해서 벽화와 담장의 페인트 칠 작업을 강행하는 데, 그 노고란 해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작업 사흘 째부터는, 학부모 및 교사회(PTA) 회원들이 나서서 높은 곳에 페인트 칠을 하는 것을 도왔고, 손수 페인트를 칠해주는 협력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담장의 페인트와 정문의 페인트 칠 작업, 또 세 곳의 벽화는 앞으로 이 학교을 찾는 모든 사람의 눈을 시원케 하는 명물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여러팀의 국제 봉사단을 영접하여 비슷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GMI 원장의 말을 빌면, 홍익대학교 봉사단의 봉사활동은 벽화 때문에 해마다 그 수혜 당사자인 현지인들의 칭송을 한꺼번에 받게 된다면서, 우리 대학의 봉사 활동을 대단하게 평가하고 있었습니다.
<완성된 벽화 3개 – 왼쪽부터 중앙무대, 교사 왼쪽과 오른쪽 벽면>
특히, 2013년 하계방학 홍익대학교 봉사단의 봉사활동의 특징은, 현지 학생들 중에서 선발된 정예 80명을 두 반으로 나누어 집중 교육을 했던 교육 봉사에 있습니다. 그래서 어설프지만 충실하게 영어로 교안을 작성하여 가기 전부터, 팀별로 시범 수업을 진행하면서 준비할 정도로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각 수업에 들어가는 부교자재들은 돈이 얼마나 많이 들어도 일일이 다 학생들의 머리 수에 맞게 구입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육 봉사를 위한 부교자재 구입 비용이 어느 해 봉사단 보다도 더 많이 투입이 되었지만, 현지에서의 교육 효과는 더 효과적이었다고 평가됩니다.
여러해 동안 필리핀 국제 봉사단이 파견되어 봉사활동을 해 왔기 때문에, 지나 다니면서 우리 봉사단의 손길이 지나 간 학교를 관찰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각 학교 마다에서 봉사활동이 계속된 2주간 동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를 상상하면 흐뭇한 미소를 지어지곤 했습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의 봉사 기간이 너무나도 아쉽게 하루 하루 지나가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무르익으면서 교감을 형성해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니다.
눈망울이 또랑또랑한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봉사단원들은, 그들과 부대끼면서 가르치는 가운데 오히려 그들이 먼저 엄청난 희열과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봉사 단원으로서 우리가 필리핀의 현지 학생들에게 뭔가를 주고 온다는 그런 자세가 아니라, 그것 보다는 오히려, 우리 자신 한 사람 한 사람이 봉사활동 자체를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온다는, 그런 겸손한 느낌과 생각이 들었습니다.
2주간의 꿈 같은 시간이 지나고 인천공항에 다시 돌아왔을 때, 마치 별천지에 잠시 갔다가 천사들을 만나고 돌아 왔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시공간적으로만 그곳을 다녀온 게 아니라, 마음과 마음 또 가슴과 가슴이 그들과 친밀히게 소통하고 돌아 온, 정말 꿈에도 잊지 못할 멋진 봉사 여행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
<학교 정문에 봉사 활동 내역이 기록된 돌판을 설치하고 기념 촬영-오른쪽, 환송회 후 교사들과....>
<환송회 후 헤어지는 걸 아쉬워하면서 작별인사를 나누는 봉사단원들과 학생들>
<7월 22일 인천공항에 돌아온 후 밝은 모습으로 작별인사하는 봉사단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