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隨筆 · 斷想
壬寅年, 마지막 그믐달과 나눈 대화
석전碩田,제임스
2023. 1. 19. 18:10
매일 아침 6시면, 집을 나섭니다. 운동복 차림으로 배드민턴 가방을 메고 연희동에 있는 체육관으로 향하는 시간이지요. 연남동에 살 땐 6시 정각 체육관 문이 열릴 때 일이순위를 놓치지 않고 입장했으나 이제는 오가는 길이 출근길과 겹쳐 6시 30분을 지나야 겨우 도착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6시 정각에 출발해야 가능하고 5~6분 지체하면 도착시간은 7시가 거의 다 되어야 겨우 도착할 정도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출발이 조금 늦어 6시37분 경 연희동 체육관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니, 남쪽 새벽 하늘에 그믐달이 이런 모습으로 내려다 보고 있더군요.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야, 배동석..퇴직도 했는데 뭘 그리 열심히 사냐? 조금 쉬엄쉬엄하면서 살어'라고 말입니다.
폐부로 깊숙히 느껴지는 새벽공기를 한껏 마시며, 제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 멋진 상쾌한 공기, 새벽을 깨우며 땀 흘리는 게 얼마나 좋은데 이걸 포기하라구?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포기할 수 없지요'
(체육관이 들어선 이 곳에 있었던 연희 시범아파트, 지금은 헐리고 배드민턴 체육관 하나 세우고 공원으로 바뀌었지만, 48년 전 제가 중학교 2학년 때 시골에서 전학와 처음으로 살았던 곳입니다. ) - 석전(碩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