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령산 - 1박 2일 가을 산행
초등학교 동기 동창회에서 진행한 가을 산행 행사에 참석하느라 충청북도 옥천 장령산과 그 주변을 다녀왔습니다.
초등학교 친구들이 모이면 언제나 아련한 50년 전 유년 시절로 되돌아가는 것 같습니다. 코 흘리개 시절 시골 초등학교에서 같이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했던 사실 하나 만으로도 금방 모든 담이 허물어지는 사이가 바로 초등 시절의 친구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늘물빛정원은 개인이 꾸며 놓은 휴양지로는 꽤 많이, 그리고 세심한 투자를 한 듯한 장소였습니다. 첫 만남 장소인 이곳에 전국에서 친구들이 속속이 모이기 시작했지요. 부산 울산 지역, 서울지역, 충청지역, 그리고 대구 경북의 고향에서 온 본팀까지 다 모인 시간은 우리가 계획했던 시간을 넘기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보고 싶은 친구들이기에 한 걸음에 달려 온 것이었겠지요.
추부면 쯤에서 미리 예약해 둔 손 맛 좋은 식당의 추어탕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곧바로 장령산을 올랐습니다. 이미 단풍이 들기 시작한 산은 저 멀리서 우리를 반기듯 부르고 있었습니다. 울긋불긋 형형색색 저마다의 색깔을 뽐내고 있는 단풍 낙엽을 밟으며 각자의 체력에 맞게, 정상 팀은 정상으로 그리고 건강 걷기 코스를 택한 사람은 그 길을 삼삼 오오 이야기 꽃을 피우며 걸었지요.
이렇게 시작된 1박 2일, 우리들의 이야기는 밤이 맟도록 이어지고 다음 날 아침 인근에 있는 '향수'의 가삿말 시로 유명한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돌아보며 다하지 못한 우리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정지용 시인이 나고 자란 하계리의 실개천에는 오늘도 그 때와 마찬가지로 억새가 하얗게 익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향수'의 노래 가사가 자꾸 입속에서 맴돌더군요.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리야~~"
맞습니다. 이렇게 이어지고 있는 우리 친구들의 정겨운 삶의 이야기 만들기 순간들이 어찌 꿈엔들 잊힐리 있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