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길 가는 순례자 - 유진 피터슨, IVP 刊
이 책은 영성의 목회자 유진 피터슨이 '히브리인들이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로 분류된, 시편 120편에서부터 134편에 수록된 15편의 시편을 묵상한 책입니다. 처음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은 20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2001년, 몇 군데를 손 본 후에 다시 증보해서 출판하려고 손을 댔지만, 정작 손 볼 곳이 거의 없어 뒷 쪽의 몇가지 부연을 덧붙여서 재출판했다고 유진 피터슨은 말합니다. 그 이유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중요한 것들이 여전히 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그 변하지 않은 것은 이런 것들입니다. 즉, 하나님은 변하지 않고 그대로 계시며, 또 그 하나님은 여전히 잃어버린 자를 찾고 구원하신다는 사실, 나아가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을 계시하고 계시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응답도 변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유진 피터슨이 여전히 변하지 않는 우리의 응답이라고 말한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순종입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 순종해 보고 그만 두는 순종이 아니라 목적지에 이를 때까지 지치지 않는 그런 순종입니다. 이 책의 원래 영문 제목이 'A long Obedience in the same direction'이라고 붙여진 이유입니다.
유진 피터슨은 히브리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으로 올라가는 여정 가운데서 불렀던 시편, '성전으로 올라가는 노래'를 묵상하면서, 믿음의 순례자들에게 요구되는 순종을 포함한 덕목들을 꺼집어 내서 묵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 묵상의 목록들은 이런 것들입니다. 제자도, 회개, 섭리, 예배, 섬김, 도움, 안전, 기쁨, 일, 행복, 인내, 소망, 겸손, 순종, 공동체, 송축.
그가 강조하는 것은 이것입니다. 세대와 시대가 바뀌어도 절대로 바뀔 수 없는 한가지 원칙,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은혜의 원리,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순종이라고 결론을 맺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일과 세상은 양립될 수 없다는 것, 세상은 은혜와 친구가 될 수 없다는 것 말입니다. 세상이라는, 보이는 세상에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생명의 세계>를 살아내야 하는, 아니 그곳을 향하여 걸어가는 믿음의 순례자로서, 유진 피터슨의 이 책은 큰 위로와 용기, 새로운 자극과 실제적인 힘을 공급해 줄 것입니다.
많이 접하는 시편들이지만, 그저 그렇게 넘기면서 눈여겨보지 않았던 시편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행복을 누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합니다.